소소한 궁금증

금융억압(financial repression)

Ageless spirit 2025. 4. 19. 21:35

 

1. 금융억압이란?

금융억압은 정부가 자본 시장의 자유로운 작동을 제한하거나 왜곡시켜서, 정부 부채를 감당할 수 있도록 하거나 경제를 특정 방향으로 유도하는 일련의 정책을 말해요. 핵심은 “정부가 자금을 싸게 조달하기 위해 시장을 억제한다”는 점이야.

2. 금융억압의 역사적 배경

2차 세계대전 이후 (1945~1970년대)

  • 많은 국가들이 전쟁으로 인해 막대한 부채를 떠안게 됐어요.
  • 전쟁 후 재건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금리를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하고, 국채를 강제로 소화시키는 정책을 펼쳤죠.
  • 이 시기엔 자본 통제(capital controls), 금리 규제, 국유 은행 확대 등 전형적인 금융억압 도구들이 사용됐습니다.

신자유주의 시대의 전환 (1980년대 이후)

  • 미국의 볼커 쇼크(Volcker Shock, 고금리 정책)와 금융자유화가 시작되며 금융억압은 일시적으로 사라짐.
  •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등 대형 위기 이후 다시 등장하게 됩니다.

3. 금융억압의 작동 방식

금융억압은 다음과 같은 수단들을 통해 작동합니다:

 

금리 상한 제한 정부가 금리를 낮게 유지하여 국채 이자 부담을 줄임. 실질금리(명목금리 - 인플레이션)가 마이너스가 되기도 함.
의무 국채 보유 은행, 연기금 등이 자산의 일정 비율을 국채로 보유하도록 강제함. 마치 국채를 '강매'하는 셈.
자본 통제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 국내 금융 자원이 정부에 머물도록 유도함. 환율이나 외환 거래를 통제하기도 함.
금융기관 규제 예대율 제한, 대출 총량 규제 등으로 민간 대출보다 정부 채권 매입이 더 유리하도록 유도함.

4. 금융억압의 효과

장점

  • 국가 재정 부담 경감: 실질 금리가 낮으면 정부 부채를 실질적으로 갚기 쉬워짐.
  • 성장 촉진 가능성: 정부 주도 대규모 인프라 투자 등으로 경기 부양 가능.
  • 물가 상승을 활용한 부채 감축: 인플레이션이 올라가고 금리는 낮으면, 채무 가치가 빠르게 감소함.

단점

  • 저축자 피해: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인 경우, 은행에 돈을 넣을수록 손해.
  • 자산시장 왜곡: 돈이 부동산, 주식 등 자산시장으로 흘러들며 거품 유발 가능.
  • 생산성 하락: 정부가 자금을 우선적으로 흡수하면서 민간 부문에 필요한 투자자금이 부족해질 수 있음.

5. 현대의 금융억압 사례

미국 (2008년 이후, 특히 코로나19 직후)

  • 연준이 제로금리 + 양적완화를 시행.
  • 은행들이 국채를 대량 보유하게 됨.
  • 결과적으로 실질금리 = 마이너스, 인플레이션은 상승 → 정부 부채 비율은 상대적으로 안정.

일본

  • 수십 년 동안 초저금리일본은행의 국채 매입 지속.
  • 사실상 중앙은행이 정부 부채를 계속 떠안는 구조 = 금융억압적 성격.

신흥국

  • 통화가 불안정한 국가에서는 자본 통제 + 금리 통제가 결합돼 있는 경우가 많음 (예: 아르헨티나, 터키 등).

6. 금융억압 vs 금융자유화

항목 금융억압 금융자유화

금리 정부가 통제 시장이 결정
자본 이동 제한적 자유로움
국채 매입 강제 혹은 유도 자율적 선택
민간 투자 제약 있음 활발함 가능
저축자 이익 불이익 가능 수익률 보장 가능

 

Summary

  • 금융억압은 정부가 시장 기능을 제한해 낮은 금리와 통제로 자금을 흡수하는 정책입니다.
  • 이는 부채 관리, 성장 유도 등 단기적으로 유리할 수 있지만, 저축자 손해, 왜곡된 자원 배분 등 부작용이 큽니다.

위기 때마다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현대 자본주의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정책 수단으로 쓰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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